통계분석, 머신러닝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틀리지 않는 법

11 Oc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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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형, 추론, 기대, 회귀, 존재에 걸쳐 수학적 원리와 사례를 풀어내고 있다. 추론과 검정(특히 베이즈 추론)에 대해서 늘 헷갈렸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추론 장이 가장 유익했다.

왜 “틀리지 않는 법”을 제목으로 정했을까 궁금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수학적 방법을 적용하면 틀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걸까 싶었다. “어떻게 하면 옳을 수 있는가” 라는 에필로그를 읽고 나서야 나는 책 제목의 진짜 의미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저자는 2050년까지 결핵 환자 수 예측을 했을 때 수학적 방법을 동원해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을 찾기 어려웠던 경험을 회고했다. 아직 나는 쪼렙이라 내가 내린 답이 맞는지 고민하기도 한참 전인, 적절한 방법을 썼는지, 변수는 맞게 선택했는지부터 고민하는 수준이긴 해도, 저자가 느꼈을 불확실함이 뭔지는 알 것 같다. 저자 말마따나 단순하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면 틀리지 않을 수 있지만, 기계적으로 틀리지 않는 법을 익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수학적 사고는 “중요한 비평가”의 중요한 자질이며, “실제로 현장에서, 먼지와 땀과 피로 얼굴을 더럽히는” 것 만큼 가치있다. 또한 “나는 확신하지 않고, 확신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며, 확신하지 않는 정도는 대충 이 수준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누군가는 발뺌할 구실을 만들어 놓는 거라 폄하할지 몰라도, 이렇게 확신하지 않는 것도 행동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는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보다 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18장 모두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내용들이었다. 어려운 내용 탓에 한 장 넘기고 나면 무슨 내용이었더라 이내 가물가물해지지만, 꾹 참고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면 ‘아하!’ 하는 순간이 오는 것 같다. 어려운 부분을 읽을 때 미간에 인상이 팍 써졌지만, 그 때마다 유머러스한 구절도 함께 나와서 페이지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소설을 썼던 저자의 필력 덕분이려나. 그리고 수학/통계학 역사에서 굵직한 역할을 해온 사람들의 일화를 마치 동네 주민의 근황 이야기 처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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